협동조합 축산부분 잃어버린 10년 다시 되찾는 길은?
과감한 인프라 확보 위한 투자해야 한다
ⓒ김재민
축산경제신문 재직했던 지난해 말 신년특별 기획으로 농협중앙회 남성우 축산경제 대표이사를 인터뷰 한적이 있다.(축산경제신문 1월 3일자)
당시 남성우 대표에게 축산부분에 있어 협동조합에게 지난 10년(2001년~2010년)은 잃어 버린 10년(lost decade)이 아니었냐고 운을 띄우며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이 같은 물음에 구 축협중앙회 시절부터 협동조합에 몸 담아 왔던 남성우 대표는 적절한 표현이라며 크게 공감한바 있다.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한 이유는 축협중앙회가 농협중앙회로 합병된 이후 이러저러한 이유로 축산부분에 대한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이 기간 대기업의 축산진출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거대자본의 축산진출에 맞서 협동조합 진영에서 적절한 투자를 통해 산업을 선도하거나 농가 보호를 위한 최소한 견제 기능을 해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림이 지난 10년간 팜스코, 선진, 주원산오리, 한강CM, 신명 등의 양돈, 양계, 오리 부분여러 기업을 인수했고, 이지바이오가 한냉의 도축 및 육가공부분, 성화식품, 지방의 여러 핵심 도축장, 그리고 대규모 양돈장 등을 매입했다.
최근에는 사조그룹이 축산부분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으며 남부햄, 사료회사 2곳, 최근에는 국내 최대 오리계열화업체이자 삼계업체인 화인코리아를 인수합병하고자 작업중이다.
2007년 후반부터 필자는 여러차례 언론 보도와 여러 채널을 통해 농협중앙회나 농협목우촌이 전남지역에 도계장을 건설해 닭계열화사업 강화 필요성을 주장한바 있다.
전국 육계사육의 20%를 담당하는 전남지역에 도계장이 없었기 때문으로 향후 가금육소비가 늘어나고 수도권의 축산기반이 무너질 것을 대비해 농협중앙회가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특히 닭계열화사업에 있어 하림을 비롯한 민간기업들의 영향력이 너무 막강했기 때문에 농협이 전남지역 도계장 건설을 통해 이런 민간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르기를 희망하기도 했었다.
필자는 기회가 될 때마다 전남지역 육계농가들에게도 이를 설명했고, 대한양계협회 임원들에도 이 같은 필요성을 설명하며 농협중앙회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농협 아니 현재의 농협중앙회 내 정치적 역학구도 속에 이러한 대규모 투자를 하기가 어려웠고 2010년 체리부로, 이지바이오시스템, 그리고 사조그룹이 전남지역에 대규모 도계장을 건설 계획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며 협동조합이 양계부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길은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2001년 이후 농협중앙회의 축산부분 투자는 보수적이다 못해 투자보다는 자산 매각이 더욱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화성의 육가공사업소 매각, 청양의 유가공공장매각 등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었다면 여러모로 사업확장에 유리했을 터인데 매각도 헐값 매각이라는 비난을 그 당시 샀었다.
투자로는 가락동 축산물공판장을 음성으로 이전한 것. 안성목장을 테마파크로 전환하는 사업, 경주에 있는 사료공장 인수 정도가 그나마 눈에 띄는 투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같은 기간 회원축협들의 경제사업부분의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기업들의 사업확장을 어느정도 견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부천축협을 중심으로 경인지역 축협들이 평택에 대형 배합사료공장을 준공하고, 제주양돈농협이 제주도 내에 양돈전문배합사료공장 건설했고 TMR 및 TMF사료공장을 경우는 예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조합이 뛰어 들었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축분처리 시설과 자연순환농업 추진 등 축산관련 인프라에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거의 조합마다 하나씩 운영하고 있는 한우브랜드, 한우광역브랜드, 양돈공동브랜드는 거대자본이 이 부분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있는 길을 제안하거나 막아버렸다.
특히 한우부분에 있어서 민간기업이 한우계열화사업에 비집고 들어오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이 협동조합이 한우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은 비단 지역축협의 브랜드사업 때문 만은 아니다.
농협중앙회와 회원축협이 보유한 도축장 즉 공판장이 다른 도축장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인데 농협중앙회의 서울(현재 음성이전), 부천, 고령, 나주 공판장과 회원조합이 보유한 안성의 도드람, 부산경남양돈축협의 김해공판장, 부경공판장, 제주축협의 축산물공판장 등 강원과 전북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이들 축산물공판장이 역할을 했고, 축산물브랜드사업을 하는 회원축협들의 상당수가 육가공공장을 보유가동하는 등 관련 인프라를 상당수 보유하며 협동조합이 한우부분을 주도하고 양돈부분을 견재할 수 있는 바탕이 된 것이다.
향후 도축장구조조정사업 그리고 중소계열화사업체에 대한 인수합병전에 있어서 농협중앙회의 축산부분 그리고 회원축협들이 어떤식으로 이를 대처해 나가는가에 따라 다른부분에서도 경쟁력 우위를 지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협동조합의 잃어버린 10년을 다시 되찾는 길은 지금까지 후순위로 밀려 있었던 축산부분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해 과감히 관련 인프라를 선점하는데 있을 것이다.
한우부분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차입을 해서라도 선행투자하는 과감성이 향후 자본이냐 사람이냐로 구분되는 축산부분을 둔 민간기업과의 경쟁에서 협동조합이 과거의 산업 주도세력으로 올라 설 수 있는 길임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축산업과 온실 가스 (0) | 2020.09.07 |
---|---|
농협, 양돈·양계부분 주도권 빼앗길라 (0) | 2011.08.10 |
수입돈육 무관세 적용 필요한가? (0) | 2011.01.25 |
2000년 기점 악성·소모성 가축질병 유입·만성화 시작 (0) | 2011.01.25 |
[스크랩] 방역 시설에 1,000만원만 투자 했다면 (구제역의 모든 것) (0) | 2011.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