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가 핵심인 낙농육우산업, 유통·계열사 주도 양계산업 체질 달라 < 낙농·육우산업 양계산업 비교 통해 알아 본 발전 방향 > 김재민 기자,jmkim@chukkyung.co.kr 등록일: 2008-12-30 오후 4:40:49낙농육우산업과 양계산업은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아주 비슷한 산업의 모양을 보이고 있다. 소와 닭, 대가축과 소가축, 반추가축과 가금류 어느 것 하나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낙농육우산업과 양계산업은 고기를 이용함과 동시에 이들의 부산물인 우유와 계란이 또 다른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데서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
고기를 이용하는 육우와 육계산업의 경우 전용 육우, 육계품종이 따로 있고 젖을 짜는 전용 품종과 계란을 생산하는 전용품종이 각각 독립적으로 있는 것도 비슷하고 우유를 생산하는 소와 계란을 생산하는 닭 모두 생산성이 떨어지면 육자원으로 활용되는 것도 상당한 유사성을 갖고 있다.
유사성을 보이는 낙농육우산업과 양계산업의 비교를 통해 두 산업이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육우▶◀육계
국내 육우 산업은 다른 축산 선진국과 달리 한우산업이 따로 존재 할 정도로 육우산업에서 한우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매우 크고 특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한우가 국내 고유 품종이기는 하지만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개량성과의 미흡 등으로 인해 육우로서 육성할 가치가 있냐는 회의론이 팽배했고 해외 육우전용품종의 도입 시도와 교잡우로서의 한우 유전자원 활용에 대한 주장이 힘을 얻기도 하는 등 한우의 육우로의 활용은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 품종이니 연구를 계속해보자는 주류 학자들과 이를 지원한 당국자들의 노력이 힘을 얻으면서 국립축산과학원을 비롯한 개량 전문 기관과 연구자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한우는 어디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는 육우전용 품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한우의 개량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 한우산업은 쇠고기 시장 개방에도 눈부시게 성장해 축산업 대표 축종으로 자리 잡게 됐고 육질 등급제와 2000년대 들어 강력히 추진한 브랜드화 정책이 들어맞으면서 한우 고급육이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면서 미국산이나 호주산 쇠고기에 비해 더 높은 가격을 받는 차별화에 성공하게 된다.
이에 반해 국내 육계산업은 일찌감치 해외 품종 도입에 나서면서 국내 토종자원은 자취를 감췄고 해외 다국적 기업들의 브로일러 품종에 의존하는 산업으로 자리 잡고 말았다.
좀 더 빨리 키워 저렴하게 공급하고자 하는 열망에 부응한 이 해외 육계품종들은 계열화 사업의 정착과 함께 똑같은 사육방식에 똑같은 품종, 같은 도계방식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공장형 축산이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닭고기의 영양적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20여년 가까이 닭고기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하게 만든 주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몇몇 농가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폐단을 극복하고자 토종닭 이라는 산업을 일으키고자 노력했지만 품종이 확립되지 못하고 유사품종의 난립으로 토종닭마저 정체불명의 산업으로 전락하면서 육계산업과 육계사육농가들은 축산업에서 그 존재감을 찾아 볼 수 없고 닭을 도축하는 도계장이 전면에 나서는 이상한 상황에까지 직면하고 만다.
토종닭 산업을 한우산업과 같이 육계산업 내에서 특화시키고자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흩어져 있는 국내 토종닭 자원을 수집, 토종닭과 한국형 육계품종을 복원하는데 성공하고 산업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해외 품종이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현 육계산업의 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육우 브랜드화▶◀육계 계열화
육계산업은 짧은 사육주기로 인해 수급조절에 항상 어려움을 겪는 산업이다.
한번 가격이 폭등하면 다음번에는 여지없이 가격이 폭락하고 가격이 폭락하면 또 다시 폭등하는 반복이 계속됐고 한해에는 몇 차례 가격이 크게 변동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 시장이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고 육계산업을 선진화한다는 명목 아래 정부 주도로 1980년대부터 계열화를 적극 추진했는데 사육부터 도계, 유통까지 하나로 묶어 효율화와 계획생산을 가능케 하자는 게 정부당국자들의 생각이었다.
당시 축산선진국의 계열화 사업을 시찰하고 벤치마킹했던 정부당국자들과 산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식 수직계열화를 적극 추진했고 지금과 같이 도계장을 포함한 계열화 사업자가 산업을 주도하는 형태로 변모한다.
이 과정에서 육계농가들은 다른 축종에 비해 많은 보호를 받고 있다고 이야기 하지만 농가들의 한 기업에 대한 종속은 갈수록 심화되고 당초 농가보호를 위해 시작된 육계계열화는 한 기업의 경영성과에 따라 농가들의 운명이 좌우되는 불안정한 산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에 비해 한우의 브랜드산업 전략 즉 계열화는 생산자가 주축이 된 산업으로 육성됐는데 육계에 비해 20년 가까이 늦게 시도되었지만 한우의 고급화 전략, 농가보호 등 여러 면에서 육계와는 비교도 안 되는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한우산업은 차별화된 시장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 육계산업은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이전에 수급조절 실패로 산업의 체질은 계열화 사업 추진 전과 별다르지 못한 상황이다.
육우산업과는 또 다르게 낙농 유가공산업은 계열화를 더욱 먼저 정착시킨 산업이다.
서울우유로 대변되는 협동조합 진영의 계열화와 매일·남양 등 전문 유업체를 축으로 하는 계열화는 일반 소비자 인지도 면이나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생성면에서 한우나 육계산업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협동조합이나 일반 유업체나 모두 농가들의 자율성이 육계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보장되어 있고 이러한 자율성은 낙농가들 스스로 산업의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자조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란계의 계열화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으로 정부차원의 어떤 정책적 배려나 유도가 없었기에 한우, 육계, 낙농과 같은 브랜드도 계열화 조직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우유▶◀계란
낙농산업과 채란산업은 소가 생산하는 부산물을 주 소득원으로 활용한다는 면에서 유사점을 갖고 있다.
다만 생산과 동시에 상품이 되는 계란과 달리 가공과정을 꼭 거쳐야 하는 우유는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계란의 경우 대부분의 신선란으로 유통,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한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 달리 유제품은 신선란과 같은 시유부터 시작, 발효유, 치즈, 분유, 각종 유음료 등 여러 제품이 개발 공급되면서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두 산물이 제품의 부가가치는 다르게 나타날지 모르지만 둘 다 짧은 유통기간과 보관방법의 까다로움 등으로 수급조절이 산업의 승패를 좌우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산업적 특성이 유사함에도 낙농업과 채란업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완전히 다르다.
낙농은 앞에서 지적한 이유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수급조절과 가격지지 등 각종 정책을 개발, 시행하고 있지만 채란산업은 수급조절 가격지지는 고사하고 정부가 나서 정책이나 시스템을 만들려 하지 않고 있다.
낙농은 여러 보호 장치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미비점에 대해 정부가 나서 시스템을 보완해 줄 것을 지금도 줄기차게 요구하고 정부도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채란산업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계란가격 지지와 투명화를 위한 공판장 설립 건도 수년째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사이 계란 유통시장은 영세한 계란상인들이 장악하면서 농가와 상인의 치열한 정보전에 묻혀 정부가 끼어들어 유통의 선진화나 농가를 위한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진작에 사라진지 오래다.
원가가 상승할 때마다 원유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낙농업계와는 달리 채란계는 원가와는 상관없이 수급상황에 계란가격의 운명을 맡기고 있고 늘 원가 내외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힘든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그나마 경제수명을 다한 노계의 경우 큰돈은 안 되지만 대부분 육가공회사를 통해 소비가 되고 있는 것과 달리 젖소의 경우는 최근 쇠고기 안전성 문제와 원산지표시제가 맞물리면서 수요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젖소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나 판로 확보, 가공품 개발 등에 낙농업계가 등한시 한 것이 유가공분야의 경쟁력 극대화에도 불구하고 낙농업계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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