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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산물 브랜드화 성과와 과제

해답은 있다 2014. 1. 13. 11:21

농산물 브랜드 통한 차별화 사실상 실패

시장구조에 맞는 농산물 차별화 전략 새롭게 세워야

http://goo.gl/wx1Xjc

본지는 1월 6일자 신년호에서 지난해 축 산물브랜드 연찬회에서 발표된 축산물 소비 패턴 및 브랜드 인지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축산물 브랜드가 당면한 현황 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도를 통해 소비자들은 한우고기 와 돼지고기, 닭고기 선택 시 품질과 원산 지, 가격을 중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유는 브랜드가 가격과 함께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한우와 돼지의 경우 브랜드 숫자가 각각 152개와 177개로 공급자 가 너무 많기 때문에 각 브랜드 경영체가 차별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에 영향을 끼치려 해도 소비자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해 결국 다른 요소들이 축산물 구매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 보도했다.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서너 업체가 적어도 절 반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는 과점 시장이어 야 하나 한우, 우유, 계육, 계란 모두 시장 점유율이 비슷비슷한 수많은 업체가 경쟁 하는 산업구조여서 이에 맞는 정책과 대응 마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 차별화 실패 대부분 농산물브랜드의 고민

농산물 브랜드의 차별화 실패는 비단 한우와 돼지고기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성주 참외, 완도 전복, 나주 배, 상주 곶 감, 서산육쪽마늘과 같이 주산지 지역 외의 브랜드는 차별화 노력이 소비자에게 인지 되지 못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그 중에서도 약 브랜드만 6000개에 달한 다는 쌀의 경우는 경제학 책에서만 존재한 다는 완전경쟁시장에 근접한 시장구조를 보여주고 있어 친환경 농법 도입, 완전미 생산, 광고 등 각종 차별화 전략 시도에도 불구하고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성과는 거 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품차별화는 각 경영체들이 매출증대를 위해 가격인하 경쟁을 하지 않기 위한 방편이나 실제 쌀 브랜드의 경우 가격 인하 경쟁이 극심하기 때문에 브랜드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 과점 시장으로 전환 가능성은?

결국 현재 농산물 브랜드들이 차별화를 통해 더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각 경영체의 규모를 늘리는 일이 차별화 노력 과 함께 진행돼야 한다.

닭고기 부분 브랜드 1위인 하림의 경우 20% 대의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선호도는 매우 높게 나오고 있는데 이는 하림이 점유율 5% 내외의 작은 기업일 때부터 꾸준히 차별화 시도를 해왔고 동시에 꾸준히 규모를 늘려왔기 때문이다.

신도계공장의 건설은 물론, 적극적인 인수합병 등이 규모를 늘리는 것이었다면, 적극적인 광고전략, 친환경닭고기 시장 진출, 다양한 가공품 개발, 동물복지, 윤리경영 등은 차별화 전략이라 말할 수 있겠다.

문제는 국내 농산물브랜드들이 하림과 같이 규모를 늘려갈 수 있느냐에 있다.

규모를 늘린다는 것은 축산에서는 출하 하는 가축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거래하는 농가수가 많아지거나, 개별 농가들의 사육두수가 늘어나 야 하는데 대한민국이라는 한정된 시장에 서 각 브랜드 경영체가 사육두수를 늘릴 경우 공급과잉으로 가격 폭락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부작용을 감안해 전체의 공급량 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경영체의 규모만 커지는 브랜드 경영체 간 인수합병이 활발히 진행돼야 하는데 쌀이나 한우브랜드 상당수가 금융업을 겸업하고 있는 지역 및 품목 농축협들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어 구조조정 가능성은 희박하다.

여기에 대부분의 브랜드가 광역자치도 또는 기초자치단체의 특화사업 형태로 육성되는 경우도 많아 각 지자체나 농축협이 사업을 포기할 가능성도 없고 또 협동조합 의 경우 조합 간 합병의 가능성도 희박해 부작용이 없는 브랜드 경영체의 규모화가 일어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양돈부분의 경우는 상황이 달라 영농조합법인과 회사법인들이 양돈계열화사업에 많이 진출해 있어 단기적으로 힘들겠지만,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 우 높은 상황이다.

 

■ 브랜드를 통한 제품차별화 성과

쌀과 닭, 돼지는 1990년대 UR협상 타결 직후 브랜드화와 수직계열화 정책을 통해 브랜드화가 본격화 됐고 한우는 2000년대 들어 브랜드화가 진행됐다.

벌써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 사이 축산부분에서는 하림, 마니커, 선진과 같은 대중적인 브랜드들이 생겨나기 도 했지만, 농축산물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구매기준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또 앞으로의 시장구조도 제품차별화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어필될 수 있을 정도로 과점화 될 가능성도 없고 또 브랜드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것만 놓고 본다면 이 정책은 실패한 것이고 폐기돼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준으로 시장을 바라본 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수고만은 아니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우리 농산물 시장을 국내산과 수입으로 구분해 차별화전략의 성과를 평가했을 때의 이야기다.

한때 수입쇠고기가 국내산으로의 둔갑이 빈번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식당 메뉴판에 한우고기라고 적혀 있어도 수입쇠고기라고 읽을 정도로 소비자들도 한우라는 말을 잘 믿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다.

지금과 같은 원산지 표시제, 이력추적제 가 도입되지 않아 그럴 수도 있었지만, 결정적 이유는 우리 한우고기와 수입쇠고기 간 차별적 요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산 수입쇠고기가 한우보다 더 맛있다는 이야기를 2000년대 초반까지는 듣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둔갑판매가 거의 사라졌고 식당에서 한우고기를 먹으며 수입고기를 비싸게 사먹고 있는 건 아닌지 불신하는 경우도 거의 사라졌다.

이유인 즉, 2000년대 들어 우리 한우고 기는 얼리지 않은 냉장유통이 일반화됐고 품질고급화에 나서면서 육안으로도 수입 고기와 한우고기를 구별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강력한 원산지 표시제를 도입하고 이력제를 시행한 덕도 있지만, 시장이 투명해져 수입산이 더욱 저렴해 졌는데도 불구하고 한우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점은 품질고급화라는 차별화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여러 나라 쇠고기가 국내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우가 가장 비싼 값에 팔리는 상황 그리고 한우고기 생산량에 따라 수입량이 결정되고 또 한우고기의 가격이 결정 되면 수입쇠고기의 판매가격이 결정되는 가격선도자 역할까지 맡고 있다는 점도 한 우가 제품차별화에 성공했다는 증거다.

국내산과 수입산 두 가지 공급자로만 보았을 때 국내산이 열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쇠고기 시장을 공급 국가별로 세분화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국내산이 43%, 호주가 30%, 미국이 약 20%, 뒤를 이어 뉴질랜드와 캐나다가 미미 한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시장점유율을 보았을 때 국내 쇠고기 시장은 한국, 호주, 미국이 시장의 대 부분을 점유하는 과점시장이 되는 것이고 우리 한국산 쇠고기는 브랜드 정책에 따른 품질의 고급화, 자조금 활동을 통한 광고와 홍보전략 등의 차별화 정책이 맞아 떨어지며 절반 정도의 시장을 꾸준히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 독점시장에서 과점시장으로

문제는 현재의 브랜드 제품차별화 전략들은 브랜드경영체를 통하지 않더라도 도입이 가능하다는데 있다.

HACCP이나 등급제, 친환경농법 등은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소비패턴으로 인해 생산자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맞춰가고 있는 행태이다. 결국 일부 축산부분에서 성과가 있기는 하지만, 비용만 쓰고 성과는 미미한 개별 브랜드 정책은 농축산물의 가격만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다.

정부와 농협중앙회 등도 이러한 상황을 직시하고 브랜드 경영체의 광역화를 유도 하고 농협이 안심축산주식회사와 같은 대형패커의 육성과 통합 쌀유통회사 설립 등 을 추진하는 것도 현재 브랜드 사업이 비용대비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농산물 시장은 이러한 기조 변화를 고려할 때 서울 등 주요 광역시도 등 을 공략하는 대형화된 농산물유통브랜드가 등장하고 또 지역 내에서 영업을 하는 로컬브랜드가 공존하는 형태로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유통브랜드의 경우 신선농축산 물뿐만 아니라 수익다변화를 위한 가공 산업 진출 등 수직계열화가 추진되고 수급불균형 해소 등을 위해 수출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를 통해 대형업체가 할 수 있는 제품차별화, 또 로컬브랜드는 지역만의 색 을 입힌 브랜드 전략의 수립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