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 인상만이 현실화 대안일까?
원유가격 현실화, 수요자 부담서 국민부담으로 발상의 전환
▲2008년 원유가격 현실화를 요구하는 낙농가들이 남양유업 천안공장에 집결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원유가 인상을 위해 낙농업계가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을 보며 문득 여기서 더 원유가가 올라가면 우유소매가격은 얼마나 더 인상이 될까 생각해 봅니다.
1000ml 백색시유가 2200원 정도 인것을 감안하면 2500원 정도가 되지 않을까?
과거 1650원대에서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1800원대로 유업체들이 우유값을 인상했고 다시 2008년 원유가격 인상이후 2150~2300원대로 올라서면서 소비자 저항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행스럽게 한두달 후 우유소비가 다시 정상화 됐는데 필수재 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에 만약 또 인상될 경우 심리적 마지노선을 깨지는 않을지 우려가 되네요.
이번 포스팅은 현재 낙농목장의 수지악화를 원유가격 인상으로 해소해야 할지 그부분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 원유가격 인상 역사 2000년대
2004년 그리고 2008년 낙농가들은 원유가 현실화를 위한 투쟁을 합니다.
2004년은 원유가격이 정부고시에서 민간자율결정으로 전환된 이후 처음으로 원유가격을 인상했던 해입니다. 과거 원유가격 인상은 정부가 발표하는 축산물생산비 등에 근거해 낙농가들의 요청에 의해 받아들여졌습니다.
이해당사자인 유업체가 있기는 하지만 다수를 차지하는 낙농가들의 요구가 워낙강하고 또 저장 등이 용이하지 않고 시장기구에 맡겨져 있지 않은 원유거래시스템 상 조건이 충분하면 받아들여졌습니다.
당시 원유생산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가격이 국제 곡물가가 낮게 유지된 이유로 인해 인상요인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2003년 곡물가격이 폭등하며 처음으로 민간자율결정에 의해 원유가격이 책정되어야 하는 상황이었죠.
그때까지만해도 시작됐던 원유가격이 워낙 낮았던 터러 큰 무리 없이 원유가격을 인상했습니다.
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이 단식 등 강하게 나왔던 것이 주효했고, 잉여원유 사태 해결을 위해 농가들이 수급조절에 동참했던 부분 등도 크게 참작이 되었죠.
문제는 2008년입니다. 이미 많이 올라 있는 상황에서 사료가격이 더 폭등하면서 농가들은 절박해 졌지만 이미 원유가격은 700원대 제품가격도 1800원대에 와 있었고 여기서 인상되면 제품가격이 2000원대를 돌파하게 됩니다.
유업체들은 2000원이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인해 소비가 덜 될것을 우려했고 또 다시 이승호 회장이 단식카드를 빼 들었지만 요지부동이었죠. 우여곡절 끝에 인상.
문제는 원유가 인상당시 걸었던 조건이죠. 사료가격 연동제, 원유가격을 생산비에 연동해 조정하자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고 다시 세월이 흘러 다시 원유가격 인상요구가 나오자. 이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될 공산이 커졌네요.
이번에 인상안에 대해 생산자 측도 수요자 측도 구체적 자료를 내 놓지 않고 있지만 현재 950원대 원유가격이 1000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입니다. 그 간 인상율을 감안할 때말이죠.
▣ 소비자 부담 어쩔건가?
매번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원유가격을 올려 버린다면 제품가격이 너무 높아져, 소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우유가 기호품이 아닌 일부 계층에서는 필수 식량으로 취급받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문제가 다시 대두될 걸로 보입니다.
영유아들, 초교 저학년까지는 우유를 통해 대부분의 영양소를 균형있게 섭취를 합니다. 즉 이들에게는 식량이라는 것이죠. 앞에서 제품가격인 인상되어 소비가 잠시 주춤하지만 곧 정상으로 돌아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주요 사료원료를 대부분 해외곡물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곡물시장이 시장기구에 의해 결정되어지는 지금 원유가격은 천수답과 같이 다른 나라 곡물 수급상황에 좌우될 공산이 큽니다.
우유를 대신할 품목도 마땅치 않고요.
특히 영유아 초등학교 저학년을 양육하는 부모들은 모두 사회초년생들입니다.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분들로 이러한 여러 물가압박은 출산저하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낙농산업의 성장동력을 갉아먹을 수 있습니다.
제품가격을 최대한 붙잡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원유가격 현실화 소비자 부담 보단 국민부담으로
그럼점을 고려해 어린이들의 쌀밥이나 마찬가지인 우유에 대한 직불제 도입을 통해 더 이상의 원유가격 인상 그리고 제품가격 인상을 양육비 절감 효과까지 거둘 수 있지 않을지.
고민해볼만한 문제가 아닐까요.
문제는 4대강사업과 감세 때문에 현 정부에는 제원이 없다는게 문제지만 다음 정부때는 고려해볼만할 것이라 생각되네요. 단순히 낙농가를 돕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라 생각하고 소비자 수요자 부담이 아닌 국민부담으로의 발상전환을 생각해 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