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계란 '설자리 없다'
브랜드계란 '설자리 없다'
유통업체들 계란PB 상품 남발로 개발 공급업체 난관 봉착
계란유통마진 유통업체 독식…공급업체 농가 모두 피해
대형유통업체들이 계란PB(private brand)상품을 남발 하면서 공급업체들이 어렵게 구축해 알리고 있는 계란브랜드들이 사장될 위기에 놓여 있다.
PB상품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계란판매를 통한 유통마진까지 유통업체가 독식하면서 공급업체 경영상황까지 악화시키는 등 유통업체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 시킬 대안 마련에 업계가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계란관련 대형 인티 (주)조인의 경우 종계부터 계란생산, 포장, 가공, 유통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업체지만 대부분의 물량을 이마트 PB상품으로 납품하고 조인이 개발한 누리엘이라는 브랜드 계란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양계농협의 경우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에 많은 물량을 공급하고 있지만 목계촌이라는 조합 브랜드가 아닌 와이즐랙 프라임이라는 롯데의 PB제품으로 공급되고 있고 PB공급자도 한국양계농협이 아닌 농협중앙회로 되어 있어 마진을 이중 삼중으로 뜯기고 목계촌이라는 조합 브랜드는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유통도 입점 되는 계란 중 계통물량을 안심계란으로 통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현재 중앙회 브랜드인 안심계란은 한국양계농협이 독점 공급하고 있는 상황으로 자신들이 공급했던 목계촌은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유통 내에서 사라져 버렸고 최근에는 농협유통측이 자사 PB계란을 새롭게 개발·론칭해 계통브랜드 간 경쟁까지 촉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20만수 이상 규모의 대군농장들이나 많은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여러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기 좋은 대형 유통 업체와의 거래는 PB상품으로 대부분 납품되고 있어 브랜드를 알리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이 공급업체의 계란 브랜드를 인정하지 않고 PB화 시켜 버리면서 공급업체와 농장에 돌아가는 이익도 줄어들어 농장은 더욱 대형화의 길로 갈 수밖에 없고 자금력이 없는 중소농장들의 몰락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체들의 이러한 횡포가 가능한 것은 식란 시장이 자급률 100%를 유지하고 있어 늘 수급불안 가능성이 상존해 있고 2006년 이후 농가들이 시설현대화에 적극 나서면서 사육수수까지 급격히 늘어나 공급 과잉 상태가 장기간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형유통업체들은 기존 거래처가 아니어도 계란을 구할 때가 많다보니 공급업체들은 계란을 어떻게든 팔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통업체의 불합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의 이 같은 횡포를 막고 공급업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PB계란과 일반브랜드란의 판매 비율 가이드라인 마련 등 규제책이 마련돼야 현재의 구도가 깨질 것으로 보이며 현재 계란산업발전연구회가 조직되어 있는 만큼 생산자 단체인 대한양계협회와 함께 유통업체의 횡포를 근절할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민 기자
jmkim@chukky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