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유통구조 개선, 어떻게 해야하나 <끝>
계란 유통구조 개선, 어떻게 해야하나 <끝> "계란 유통구조 방치 더 이상은 곤란" 김재민 기자,jmkim@chukkyung.co.kr[글 싣는 순서] □ 냉장유통 대세 속 계란만 상온 유통
□ 계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나
□ 계란은 채소? 안전성 검사 의무화해야
■ 현 유통구조 방치 더 이상은 곤란
■ 특수성, 과연 인정받고 있을까.
채란산업은 높은 노동 강도와 운송의 불리함, 짧은 유통기한, 수급조절의 어려움 등 다른 축산품목과 달리 특수성을 갖고 있다.
이같은 특수성은 낙농부분의 원유생산과 비교될 수 있는데 낙농산업의 특수성은 오래전부터 인지되어 정부차원의 수급조절 기관인 낙농진흥회가 있고 매년 막대한 정부자금이 수급조절에 투입, 정부차원의 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며 가격 또한 시장 가격이 아닌 생산비를 보장 받으며 안정적으로 생산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채란산업은 비슷한 여건의 낙농산업과 달리 생산된 산물의 수급조절은 농장단위의 가격 조정 이외에는 불가능하고 비축을 위한 인프라는 현재 전무하다. 여기에 가격 형성과정 또한 투명하지 못해 농협중앙회를 비롯, 몇몇 협회나 언론에서 발표하고 있는 계란 가격은 참고 사항으로 전락해 농가들의 불만은 극에 달해 있다.
계란의 특수성을 감안, 그에 합당한 유통인프라 마련과 수급조절 대책, 가격 정책 등이 나와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것이 현 채란산업의 문제점이다.
이번 연재를 통해 안전성 검사, 이력추적, 저온유통 등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미 다른 축종에서는 시행 중이고 일반화되어 있는 것들이지만 계란은 다른 축종에서 시행 되고 있는 일반적인 정책이나 제도도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는 농장이나 영세 유통상인들이 모두 감당해 왔다.
이러한 가운데 1990년대 우유에서 시작된 축산물의 안전성 논란은 쇠고기(광우병, 둔갑, 부정도축), 돼지고기(잔류물질, 신종플루), 닭고기(잔류물질) 등으로 옮겨왔고 최근에는 이제까지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계란으로 집중되고 있는 형국으로 계란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줄을 이으면서 산업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이다.
계란은 사육기술의 첨단화와 규모화, 전업화 등 생산부분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유통부분의 열악함으로 인해 계란의 특수성은 고사하고 계란의 가치마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계란은 유통업계의 미끼상품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 개혁 선도할 ‘리딩 컴퍼니’ 필요
계란산업이 정부와 소비자들로부터 산업의 특수성과 계란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계란산업을 이끌 리딩 컴퍼니가 필요하다.
낙농산업은 서울우유와 유업체들이 경쟁구도를 만들어내며 낙농과 유가공부분 각종 선진기법이 조기 도입돼 현재 우리 낙농산업의 품질고급화는 물론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정부의 축산물 브랜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한 농협중앙회의 역할과 자조금사업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 한우와 양돈 산업이 체계를 잡을 수 있었다.
닭고기는 하림이라는 닭고기 계열화 사업의 리딩 컴퍼니가 역할을 하며 생계유통, 자가도축이라는 유통구조를 도계장 도축과 도계육 유통이라는 구조로 바꿔놓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들 리딩기업과 협동조합들은 사업 확장 과정에서 정부가 시행하기 이전에 이미 해외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며 콜드체인이니 안전성 검사, 유통구조 개선 등의 노력을 경쟁적으로 도입했고 뒤이어 정부가 이를 보완하고 지원하는 정책들을 통해 전 산업군으로 확산시키면서 국내 축산시장의 선진화를 이뤄냈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할 때 낙후되어 있는 계란관련 산업을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이를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경영체 육성이 먼저 시행돼야 한다.
■ 농장-GP-유통체계 확립해야
전문계란유통조직이 됐든 계열화사업이 됐든 어느 정도 규모의 경영체가 탄생해 경쟁관계를 유지할 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종 선진 물류기법을 시행하겠지만 현재 계란유통구조는 계란 생산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에서 유통을 하는 경영체가 너무 난립되어 있다 보니 계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유통기법의 도입보다는 싼 계란을 많이 확보해 차익을 남기려는 모습으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농장-GP-유통이라는 공식이 자리를 잡고 농장이 GP에 출하하는 가격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유통이 GP에서 구매하는 가격이 시장에 노출됨으로써 각 단계별 마진이나 비용을 최종유통단계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농장-유통이라는 현 유통 구조에서는 가격 결정 구조뿐만 아니라 안전성 검사도 이력추적도 불가능하기 때문으로 이렇게 확립된 유통구조는 자조금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줄기차게 홍보함으로써 계란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