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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계 2008년 악몽 되풀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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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답은 있다 2011. 9. 2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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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에 사료가격도 꿈틀

유럽발 금융위기에 원달라 환율급등

수급조절 통한 축산물 가격 안정외엔 대안 없어

농축유통신문/ 김재민 기자

한우를 비롯한 육우산업과 닭고기, 오리 등 축산업계 전반이 수급조절 실패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가운데 가축 생산비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사료비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축산업계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한육우의 경우 추석을 전후 한 소비증가가 평년의 50% 이상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추석이 평년 대비 1~2주 이른 영향과 대대적인 할인판매 등의 영향으로 한우고기의 소비는 평년 대비 50% 가까이 늘어나는 등 한우소비의 대중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지만 한우사육두수가 적정선을 넘어서면서 좀처럼 가격 반등은 이뤄지지 않아 생산비 이하에서 출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오리와 닭고기 가격도 공급과잉으로 생산비 이하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고 계란의 소비 또한 주춤하면서 생산비는 높고 축산물 가격은 하락하는 이중고에 연말 축산업계가 다시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곡물가격은 최근 고점을 찍었던 2008년보다 높은 상황이다.
FAO가 매월 발표하는 국제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2002~2004년 식량가격 평균을 100으로 보았을 때 2008년이 200으로 그중 사료가격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곡물의 지수는 225였으나 2011년 1월~8월까지 평균 식량가격 지수는 233, 곡물지수 평균은 255로 상당히 높은 수준에 와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8월까지 우리 축산업계는 높은 국제 곡물가격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2007~2008년 당시보다 하향 안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사료비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2008년의 경우 900원~1000원 초반대 있던 환율이 하반기 15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사료가격을 대폭 끌어 올리는 역할을 했다.
2011년 하반기 환율이 2008년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선언)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설이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추석 이후 급등하기 시작했다.
8월까지 1050~1080원대 박스권을 형성했던 환율은 유럽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진 8월부터 1100원대를 위협하더니 추석연휴가 끝난 지난 14일 1100원을 돌파하고 지난 23일 현재 에는 1200원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0여일 만에 환율 변동 폭이 100원을 넘어서면서 축산업계에 암울한 그림자가 밀려들고 있다.
이미 2008년 환율변동, 곡물가격 폭등에 따른 사료가격 급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국내 축산업계는 이번 환율 급등으로 사료 값이 얼마나 치솟을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구제역 여파로 사육두수가 줄어 있는 양돈업계는 비교적 높은 돈가로 인해 어느 정도 사료 값 인상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이고 낙농업계도 지난 7․8월 원유가 현실화 투쟁을 통해 원유가를 어느 정도 인상해 두었기 때문에 상황이 나쁘지 않지만 사육두수가 적정선을 넘어선 한육우와 오리, 최근 소비침체로 값이 떨어지고 있는 육계부분은 이번 사료 값 인상에 가장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한우의 경우 수급조절이 현재로는 쉽지 않고 규모도 커서 사료가격이 인상될 경우 농가들이 크게 동요 할 것으로 전망되고 한우 가격 변동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육우의 경우는 농가들이 완전히 고사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번져가고 있다.
오리의 경우 1~2월 AI발병으로 종오리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오리수급에 어려움을 예상한 일부 오리계열업체와 부화업자를 중심으로 실용오리를 F1 종오리로 대거 돌리면서 오히려 사육수수가 증가하며 가격 하락에 고통받고 있다.
오리업계는 그 동안 주요 종오리 수출국인 프랑스와 영국의 종오리회사와 독점공급 계약을 맺고 국내 종오리농장과 오리계열사에 종오리를 배분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오리업계는 시장에 적정한 오리만 생산될 수 있도록 수급조절이 가능해 가격 및 공급의 변동성을 최소화 했는데 이 같은 업계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F1종오리를 대거 입식하는 업자들이 생겨나면서 산업의 기반을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국제곡물가격의 고공행진에 뒤이어 유럽발 재정위기가 현실화 될 경우 환율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국내 배합사료업계의 주요 원료 곡물에 대한 결제시기가 하반기에 집중하는 관행 등으로 인해 자칫 하반기 사료가격이 농가들이 감내하기 힘든 수준까지 뛰어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축산생산자단체들은 사료안정화기금 등의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 정부의 재정상황을 고려할 때 힘든 상황이고 단기대책으로는 수급조절을 통해 축산물 가격을 끌어 올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