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가격 고공행진 이유
계열화업체 가격개입하고 있나
ⓒ김재민 축산전문기자
요즘 돼지고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유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돼지계열화업체들의 가격개입입니다.
2007~2008년 곡물가격이 폭등했을 당시 많은 투기자본이 곡물가격을 계속 올려 놓았다고 하죠.
직거래 및 위탁사육물량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양돈부분도 이러한 방법을 통해 돼지고기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의심해 봅니다.
계열화사업자가 위탁사육과 직영 농장을 통해 확보한 물량은 일정 수수료와 비용만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거의 원가수준에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죠.
하지만 판매 가격은 공판장과 도매시장에서 이뤄진 상장경매가격을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매가가 높게 유지될 경우 자사직영 및 위탁사육물량까지 높은 가격에 판매를 할 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100이라는 물량중 직영 및 위탁사육물량 80을 가지고 있고 20의 물량을 공판장에서 구매한다고 했을 때 결국 비싸게 사들인 20은 80의 물량까지 비싸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20이라는 물량은 어차피 시장에서 공인된 가격이기 때문에 적정 이윤을 보장받게 되고 80의 물량은 적정 이윤에 시장가-생산비를 제한 전체 금액이 계열주체에 귀속되게 됩니다.
계열주체가 인위적으로 도매시장에서 경매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계열화사업 등에 참여하지 않아 공판장이나 도매시장을 통해 출하해야하는 생돈을 여러 채널을 통해 많이 사들일 경우도 공판장 출하물량을 줄어들게 해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이럴 때도 계열주체들이 이미 확보한 직영농장 물량과 위탁사육물량의 가격도 높아지게 되죠.
결국 계열주체들이 공판장과 도매시장에서 경매에 참여 인위적으로 가격을 높이든 생돈을 구매해 공판장 출하물량을 봉쇄하던 계열주체는 돈을 벌게 되어 있습니다.
이미 원가수준에서 확보한 물량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한우고기에 버금가는 삼겹살가격이 책정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왜 갑자기 가격 인상에 참여할까 그것도 생각해 봅니다.
사료가격 즉 국제 곡물가가 2008년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경영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 봅니다.
현재 국제곡물가격은 작황부진, 수요증가, 주요산출국의 곡물반출 금지 등이 겹치며 2008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2008년과 다름점은 환율이 하향안정되어 있어 그당시보다 충격은 덜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양돈계열화업체들인 팜스코, 선진, 팜스토리한냉 등은 모두 배합사료공장을 직영하고 있고 계열농가나 직영농가에 사료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곡물가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료를 판매하기도 하지만 계열 및 직영물량의 경우 부가가치가 사료가 아닌 고기 판매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돈육가격의 강세가 지속되야 부담을 덜수가 있는 것이죠.
돈육가격은 '생산비+적정마진=돈가'라는 공식으로 돈육이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도매시장 경락가격이 생산비 등과 상관없이 대표가격으로 정해지고 있기 때문에 생산비 증가분을 돈가에 반영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결국 수요가 공급보다 많거나 공급이 줄지 않는 이상 가격은 인상될 수 없습니다.
급할때는 공급을 줄일수도 있겠지만 공급을 줄이면 전체 회사매출이 줄어들고 공장가동률 등이 떨어지면 회사가 결국은 손해이기 때문에 수요를 늘리는 판촉활동을 해야하지만 추가적인 판촉활동은 투입된 금액에 비해 효과가 크질 않습니다.
결국은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인위적 물량조절을 통해 전체적인 가격을 상승시켜 이미 확보된 물량까지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이 투입되는 비용대비 효과가 가장 높은 것입니다.
이러한 계열주체들의 움직임에 다른 농가들도 호황을 누리긴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은 생산비+적정마진 이상인 것 같아 씁쓸합니다.
어쨌든 농가들이 돈을 벌고 있으니 됐다는 것 보다는 이렇게 높게 유지되면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밝혔듯이 소비자의 저항, 외식업체들의 변심으로 수입축산물의 포지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