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화 큰 것이 무조건 좋을까?
농업부분 규모화는 농가당 조수익 향상으로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공급가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계란 개당 수익률은 제자리가 되더라도 10개 취급하던 것을 100개 취급함으로써 이를 커버하는 것이다. 계란가격이 20년 가까이 별차이가 없는것이나 닭고기 가격이 지난 20년간 물가상승 등을 고려 할 때 오히려 가격이 -인 상황 등이 그것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인건비나 물가 등이 모두 급등했지만 저렴한 가격에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은행의 규모화 메가뱅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대형은행이 갖는 여러 유리한 점이 있다. 독점적 상황으로 더 많은 고객을 끌어 모을 수 있고 더 많은 대출을 해줌으로써 예대마진을 더욱 챙길 수 있고 거래비용을 낮추고 여러 정보 획득에 유리한 고지를 점함으로써 여러 투자상황에서 더 바른 판단을 할 수도 있다.
더욱이 국내에 100조원대의 대형은행이 없어 대형해외 공사 발주시 높은 수수료를 물으며 외국계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아야 하는 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 들어 메가뱅크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우리은행지주를 어느 은행이 인수가 국내 메가뱅크 탄생의 발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기업의 규모화가 주탁공사와 토지공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한국토지주택공사로 이뤄졌다.
아파트 등을 건축하는 주택공사, 주거지구나 공장부지 또는 대형신도시 등을 설계하고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토지공사는 비슷한 건설부분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통합 일순위로 지목받은 기관이다.
어차피 땅을 매입해 기반시설을 만들고 그곳에 아파트를 짓는 것인데 이를 한기관에서 모두 하면 거래비용 등이 줄어 들어 비용절감에 효자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생각이었다.
이상의 규모화의 예를 들어봤다. 규모의 경제는 많은 잇점이 있다.
하지만 투자의 원칙 계란은 여러바구니에 나누어 담으라는 말처럼 규모화가 꼭 유리한 것 만은 아니다.
5000만원 한도의 예금자보호를 받기 위해 예금을 쪼개어 예치하 듯, 너무 규모화 됐을 때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2008년 미국의 리먼브라더스가 청산될 때 여기저기 얽혀 있는 투자와 자금차입 고리로 인해 청산시점을 제대로 잡지 못해 폭탄을 키웠 듯이 은행이 부실해 졌을 때 쓸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
국내 저축은행 부실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만약 저축은행의 부실이나 신뢰위기가 일반시중은행으로 번졌을 때의 영향은 어떨지를 상생해 봐라. 은행은 구조적으로 쉽게 부실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른바 뱅크런이 발생하면 국내 1위의 국민은행도 동네 새마을금고도 하루아침에 망해버릴 수 밖에 없다. 은행만 망하는게 아니라 돈을 맡겨 놓은 고객 그리고 이들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기업까지 서로 물고 물려 있는 연결고리로 인해 하루아침에 작게는 지역경제가 쑥대밭이 되고 크게는 나라 경제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2010년 11월부터 지속된 구제역으로 인해 수많은 가축이 메몰처리 됐다.
이번 구제역이 갖는 의미는 소독을 철저히하자가 아니다. 규모화로 한방에 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가 실제 교훈이다.
수백군데 구제역이 발생한 한우의 경우 워낙 농장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구제역 상황이 종료 됐는데도 사육두수가 증가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수만마리가 살처분됐지만 그 사이에 수십만마리가 새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규모화가 정점에 와 있는 양돈은 한우농장 대비 살처분 농장수는 수십여군데 밖에 되지 않지만 20%나 되는 되지가 사라져 되지고기 가격이 지난 1월부터 매우 높게 유지되고 있다. 우유도 마찬가지다.
LH의 공사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토지공사 주택공사로 나뉘어 있을 때도 빚이 많다며 많은 욕을 먹었지만 지금은 통합되기 전의 두배 넘는 빚이 쌓여 있다.
부실이 된 곳을 합쳐 놓으니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는 커녕 더 큰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나누어 눴으면 둘중 하나라도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이제 두곳 다 한몸이 됐으니 한방에 두 공기업이 망하는 수준에 와 있다.
메가뱅크 추진도 지칫 일자리만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어차피 은행은 비슷한 곳에 점포를 유지하고 있다. 길건너 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이 다 모여 있는데 이들을 통합 할 경우 점포 숫자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져 일자리만 사라지게 할 것이다.
거래비용이 줄어들어 은행은 돈을 벌수 있겠지만 대고객 서비스는 독점화로 줄어들 수 있다.
규모화를 허상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적정수준의 규모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메가뱅크의 경우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면 실익없는 국내은행간 통합이 아닌 외국은행의 인수합병이 정답일 것이다.
농장의 규모화가 공장축산으로 가는 첫단추임을 알고 적정한 수준 이상의 규모화는 규제하는 것이 맞다.
큰 것이 무조건 좋다는 환상 그 이면에 있는 리스크도 냉철하게 읽고 추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