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단위 축산연구 민간으로 이동하나 | |
양계협, 닭경제능력검정연구소에 지도 교육 연구기능추가 한우협, 서울대와 손잡고 한우연구소 추진 등 박차 | |
김재민 기자, jmkim@chukkyung.co.kr |
등록일: 2010-03-12 오전 10:13:01 |
한우협회가 한우연구소 설립을 위해 서울대와 MOU를 체결한데 이어 대한양계협회가 닭경제능력검정소를 닭경제능력검정연구소로 전환하고 검정, 연구, 교육, 원종농장 사업 등 총 4개 파트로 확대 운영 계획을 밝히면서 축산분야 연구가 국가 주도에서 민간으로 중심이 이동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들 협회가 추진하는 전문연구소가 자리 잡을 경우 전문연구소의 설립은 양돈과 낙농, 오리 등 타 축종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낙농육우협회의 경우 정책연구를 하는 가칭 낙농정책연구소 설립을 예전부터 검토한 바 있어 축종별 전문연구소 설립 붐이 예견되고 있다. 정책개발이 됐든 가축생산을 위한 기술연구가 됐든 간에 연구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축산업계에서는 체감하고 있고 이를 자조금 등을 활용, 독자적 연구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 현재 연구소 설치에 나선 축산단체들의 입장이다. 생산자 단체들의 축종별 전문 연구소 설립 붐은 국가 단위 축산연구가 수요자인 축산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아니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축산업은 90년대 들어 규모화·전문화의 길로 들어선 이후 역량을 키워 2000년을 전후로 한 시장개방 속에도 성장을 지속시켜 전체 농림업생산액의 34.3%인 13조5929억(2008년 기준)에 도달하는 등 농촌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메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조금사업을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 실시하고 2005년을 전후해 의무자조금사업을 도입했고 이를 통해 산업 발전을 위한 각종 연구 사업을 외부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실시하면서 전문 연구소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축산단체들의 기술수요 등 연구개발에 대한 필요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 해줘야 할 국내 유일의 전문 연구조직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산업의 변화에 맞는 조직 확대 및 개편에 나서지 못하면서 과도기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축산분야에 뚜렷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국립축산과학원은 2부, 3시험장, 12과, 1팀으로 직제가 갖춰져 운영 중에 있다. 한우연구의 중요성을 감안 준 전문연구소인 시험장급으로 운영 중이고 주요 축종의 경우 낙농과, 양돈과, 가금과가 전문 축종연구를 담당하고 있고 초지조사료과는 초지 조성 및 품종육성에 관해, 개량평가과는 주요 축종에 대한 국가단위 개량목표 설정 및 실행, 축산환경과는 축사환경 및 분뇨처리, 축산물이용과는 축산물의 처리 및 가공, 영양생리과·동물유전체과 등은 기초연구 및 첨담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축산과학원의 주요 과와 기능을 보았을 때 어느 정도 구색을 맞추고 있는 듯 보이지만 현재 국립축산과학원은 농촌진흥청 내 주요 연구기관 중 가장 작은 규모의 조직체계를 갖고 있다. 기초연구는 국립농업과학원이 실용연구 식량원과 원예원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농진청 내 작물분야 연구와 달리 기초와 실용 연구를 모두 하고 있는 축산원의 조직과 인력은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인다. 생산액 4조원대의 양돈분야는 산업의 규모에 비해 관련 연구는 축산과학원 내 양돈과가 전부이고 1조4천억원대의 닭고기와, 계란(1조1천억원), 오리(1조1천억원) 등 3개 품목은 가금과에서 통합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그나마 오리분야 연구는 2명의 전담연구원이 배치,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이와 달리 생산액 8000억원대의 인삼분야는 전문 연구소로 출발해 임삼특작부로 확대 개편(버섯, 약용작물 포함)됐고, 연매출 4000억원대에 불과한 사과가 사과시험장으로 , 2000억원대의 배가 배시험장에서 독자연구를 하고 있는 것을 감안 할 때 축산분야 연구조직은 슬림함을 넘어서 빈약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연구의 이원화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작물재배 산업(식량,채소,과수,특작 등)이 재배기술, 육종, 질병연구, 가공 등을 한 기관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과 달리 축산분야는 가축의 사육, 육종, 가공 관련 연구는 국립축산과학원이 질병관련 연구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담당하고 있다. 질병이 가축의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고 가축의 사양, 사육환경이 질병을 유발하는 경우가 허다함에도 이를 분리해 연구함으로써 종합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업계 수의 및 축산 연구 분야 일부 종사자들은 질병 및 사양연구의 이원화가 소모성질병이나 돌발질병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거나 감소시키기 위한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한 이유도 될 것이라며 각종 현안에 대한 연구 성과를 신속히 내 놓기 위해서는 축산연구체계의 전반적인 확대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